"나는 원래 잠을 잘 잤다."
이 직업에 들어오기 전까지는.
교대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.
인간 본래의 생체리듬에서 잠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.
인간은 적응의 동물일 줄 알았다.
하지만 수면주기와 생체 리듬이 바뀌는 것은 적응이 안 되나보다.
교대근무자로서 일한 지 어느덧 10년.
때로는 아침에 뜨는 태양을 보며 출근을 하고,
때로는 저녁에 지는 태양을 보며 출근을 했다.
밤새 12시간의 쉬는 시간도 없는 근무 끝에
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아침해를 보며 힘겹게 집으로 돌아가면,
햇빛은 마치 나를 기다렸듯이 야속하게도 이미 내 방에 들어와
아직 잠들지도 않은, 아니 잠에 들 준비조차 하지 못 한 나를
깨우려고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.
아침에 밤잠을 자는 것은, 그만큼 고되고 쉽지않은 일이다.
그날도, 여느 날처럼 지는 태양을 보며 출근한 날이였을 것이다.
회사에 도착하여 종이컵에 맥심 커피를 타 휘휘 저으며
회의용 탁자에 올려진 신문을 무심코 펼쳐쳐 보던 중,
한 광고를 보았다 나는.
그냥 물건을 판다는 광고. 그저 여러 신문 광고 중 하나의 광고.
...하지만 그 흔한 광고는,
아침에 밤잠을 자는, 아니 그 잠마저도 제대로 못 자는 나에게는
그냥 흔한 광고가 아니였기에 나의 이목을 끌기에는 충분하였다.
목마른 놈이 먼저 우물을 판다고 하였던가.
나는 전화를 걸어 상담원의 친절한 설명을 들은 뒤
믿음 반 불신 반이였지만 나 자신을 위해
내 머리를 받쳐줄 베개와 햇빛을 막아줄 안대도 함께 주문하였다.
물건을 받아본 날, 솔직히 약간은 실망했다.
단순한 구성, 단조로운 부속물.
약 25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한 내가
순간 어리석게 느껴졌다.
위 물건들을 사용한 지 며칠이나 지났을까.
출근하였는데 어느날 직장선배가 물었다.
요즘 좋은 일 있냐고. 눈빛에 생기가 돈다고.
나는 그저 아무생각없이 웃어넘겼지만 잠시 뒤 깨달았다.
아. 베개랑 안대 덕분이구나.
며칠 전 어리석게만 느껴졌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.
그날, 나는 세상을 다르게 보고 다르게 사는 나 자신을 발견하였다.
베개는 내 삶의 질을 높여줬으며
안대는 내 수면의 질을 높여줬다.
나는 더이상 아침에 밤잠을 자도 중간에 깨지 않으며,
자고일어나도 굉장히 개운함을 느낀다.
누군가가 그랬다. 나의 건강은 곧, 가족의 건강이라고.
이젠,
내 방에 들어오는 아침햇살도 따뜻하게 느껴지며
저녁에 지는 태양조차도 살갑게만 느껴진다.
내 후기를 읽는 사람들에게 이 한 마디만 하고싶다.
"나는 이제 잠을 잘 잔다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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